결혼하고 나니 설거지와 청소기는
하루라도 안하면 금새 쌓이고
그때 그때 해줘야 한다라는걸 느낀다.
결혼 전에는 다 엄마가 하셨고
난 밥만 먹고 쏙 나가버리고
청소기도 주말에 아빠가 돌리시거나 하셔서
거의 난 집안 살림이 이런 패턴으로 돌아가는지도
몰랐었다. 그리고 결혼하고 나니
안하면 금방 더러워지는게 살림이고
끝이 없다라는걸 느끼는게 집안일이었다.
처음엔 이 집안일이 너무 힘들고
하기 싫고 내가 이걸 평생해야하나,
이런 일에 매일 시간을 써야하나 등
짜증과 푸념이 생겼지만 결혼 일년이 넘고
살림에 어느정도 적응이 되니
이젠 나만의 원칙과 루틴도
생겨서 빠르게 해결해버린다.
그리고 살림을 하다보니
예전엔 관심도 없던 가전제품과 세탁,청소도구들이
눈에 들어와 꼼꼼하게 살피게 되고
어떤게 좋은지 검색까지 하면서 찾아보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백화점 매장에서 생활가전 코너를 돌아다니다가
농담으로 '나 다시 혼수 준비하라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애' 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엄마가 결혼 전까지 하나도 신경쓰일 것 없이
다 챙겨주셔서 내가 고마운지 몰랐던 것 같다.
그리고 혼수로도 살림살이를
모두 완벽하게 챙겨준
엄마에게도 무척이나 고마웠다.
그래서 이번 12월 엄마 생일날 뭘 해줘야할까
고민하고 있던 참에
신랑이 엄마에게 건조기 선물 제안을 했다.
어머님은 아직도 빨리 널고 하시지 않냐며
겨울에 좋을 것 같으니
해드리자 했다. 나도 맘 속으로
항상 엄마에게 하나 해드리고
싶다 했었는데 신랑이 먼저 제안해주니 고마웠다.
그리고 내가 혼수로 했던
건조기보다 최신식으로 나온게
있어서 주문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와서 설치까지 모두 마무리가
되었다.
건조기 뿐만 아니라 스팀까지 되는
기능이 있다 그래서
덜 구겨지게 만들어 준다고 한다.
건조기를 시켰다고 하니
엄마의 반응은 이랬다
"난 항상 빨래를 널었어서
그게 잘 필요한지 모르겠는데 말야"
이렇게 말씀 하셨던 엄마는
이젠 의구심이 아니라 건조기의 확신으로
매일 돌리고 있다.
나에게 살림은 가끔 너무나 하기 싫고
그냥 몰아서 해버릴까 하지만
원래 깔끔한 성격이라 그렇게 두질 못하기도 한다.
다만 그 시작이 가끔 맘 먹기가 힘들어 질때도 있다.
하지만 모든 그릇들을 설거지 하고
모든 빨래들을 다 개고
청소기 돌리고
일주일치의 분리수거를 하면 확실히
기분은 상쾌하다.
그건 맞다.
그럼 항상 반복이긴 하지만 어차피 해야할거
그냥 그 자체로 보고 해야지 뭐,
사건을 그 자체 보기.
나의 새해 모토다.
새해엔 불만과 게으름은 치워두고 그 자체로 보는
습관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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